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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신경질환사전] 현대인의 적 편두통...점점 밝혀지고 있는 편두통의 원인은?
[쉬운 신경질환사전]은 신경과 전문의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과 하이닥이 생활 속의 신경과 질환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시리즈 기사입니다. '눈꺼풀떨림', '어지럼증',' 손발저림', '각종 두통' 등 흔하지만 병원까지 방문하기에는 애매한 증상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합니다.



오늘은 ‘두통’ 두 번째 시간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질병으로서의 두통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신경과 외래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는 ‘긴장형 두통’ 및 그와 관련된 질환과 ‘편두통’ 사이에서 어떤 질환을 먼저 풀어서 이야기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많은 환자가 편두통이라고 생각하고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가장 먼저 편두통부터 이야기하려 합니다.

편두통이라는 병명이 질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편두통의 편(偏)은 한쪽을 의미합니다. 편두통은 영어의 Migraine을 번역한 것인데요, Migraine의 어원을 찾아보니 고대 그리스어에서 한쪽을 뜻하는 Hemi와 머리를 뜻하는 Kranion이 합쳐진 말이라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어가 이후 라틴어, 중세 프랑스어, 영어로 점차 변환되며 Migraine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편두통의 ‘병태 생리’가 많이 밝혀지면서 오히려 병명이 질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기존에는 머리 한쪽이 아플 때만 편두통이라는 인식이 형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한쪽 머리만 아픈 편두통 환자만큼이나 양쪽 머리가 다 아픈 편두통 환자도 많습니다. 긴장형 두통에 비해 적긴 하지만, 편두통은 그 증세가 심해 두통 발작 동안에는 일상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것이 문제입니다. 증상이 심해도 구토가 동반되지 않으면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주변으로부터 꾀병이라는 오해도 많이 받습니다. 두통도 힘든 마당에 주위의 시선으로 더욱 힘들어지는 대표적인 병이 편두통입니다. WHO에서 발표하는 통계 중에 “Global burden of disease”가 있습니다. 어떤 질병이 삶을 힘들게 하는지에 대한 순위를 매겨본 것인데요, 1위가 치매, 2위가 뇌졸중, 3위가 바로 편두통입니다. 평소에는 괜찮지만, 한번 발생하면 너무 괴롭지요. 편두통 발작 시 일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으로 봐도 편두통에 의한 경제적 손실도 막대하다고 합니다. 통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남성의 ‘12%’, 여성의 ‘39%’가 편두통을 가지고 있으며 전체 편두통 환자 중, ‘56%’는 병원에 다니지만 ‘44%’는 왜 아픈 줄도 모른다고 합니다 편두통으로 병원을 방문할 때, 환자를 더욱 힘들게 하는 말 중 하나가 “원인이 없다”, “원인을 모른다”라는 말일 것입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는 편두통의 원인이 어느 정도 밝혀졌다고 봐야 합니다. 유전자 판독 속도와, 학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 성능이 크게 향상되면서 환자분의 유전자 전체를 편두통이 없는 사람과 비교하는 연구(속칭 GWAS, genome-wide association study)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을 통해 많은 편두통 환자들의 ‘혈관조절단백질’ 일부에 경미한 변이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2018년 기준으로 27개의 원인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 편두통 유발 요소들이 발견될 전망입니다. 물론, 환자 개인마다 해당되는 원인 인자는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편두통 환자들의 임상 양상이 매우 다양하며 개인차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유전자의 경미한 변이를 우리는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요? 우리 전통문화에서는 “체질”이라고 일컫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태어나는 체질은 모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이를 타고 태어났다고 해서 모두 편두통이 발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환경적 요인도 크게 작용합니다. 본래 편두통은 10~20대에 잘 시작되는데, 평생 괜찮다가 40대 후반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육체적으로 무리하면서 편두통이 나타나는 환자들도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유전적 소인은 가지고 있었으나, 과도한 스트레스가 없었으면 아마도 평생 편두통을 모르고 살았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또한 유전적 소인은 당대에 우연히 발생하기도 하므로, 가족력이 없는 편두통 환자도 매우 많습니다. 편두통은 제대로 진단만 하면 대부분 어려움 없이 쉽게 조절됩니다. 편두통 중에서도 어떤 유형인지가 중요한데, 편두통으로 고생하는 환자를 보면 진단이 아주 정확하지 않았거나, 처방된 약이 부실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무슨 약이 듣지 않는 지옥의 편두통 같은 것은 거의 없으니, 안심하길 바랍니다. 다음 주는 편두통이 뇌에서 어떻게 시작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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